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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운동해도 제자리라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이차성 비만' 신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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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흔히 겨울부터 봄으로 이어지는 시기는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체중 감량의 '골든타임'이라 불린다. 하지만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 강도를 높여도 체중계 바늘이 요지부동이거나 오히려 늘어난다면, 단순히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비만은 과도한 섭취가 원인인 '일차성 비만'이지만, 우리 몸의 시스템 고장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비만'은 접근법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상욱 원장(인천참사랑병원)은 "열심히 노력해도 체중 감량이 없거나 오히려 증가한다면, 나의 비만이 단순한 지방 축적이 아니라 호르몬이나 약물로 인한 '이차성 비만'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의 자문을 통해 이차성 비만의 원인부터 자가진단법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비만 환자 10명 중 1명은 '질병'이 원인
일반적으로 비만 클리닉을 찾는 환자의 대다수(약 90~95%)는 에너지 섭취가 소비보다 많아 생기는 '일차성 비만(단순 비만)'이다. 하지만 약 5~10%는 특정 질환이나 약물, 호르몬 이상에 의해 살이 찌는 '이차성 비만' 환자로 분류된다. 이상욱 원장은 "통계적으로는 5~10%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비만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약물 남용이나 갱년기 호르몬 문제로 인한 이차성 비만 환자 비율이 훨씬 높게 체감된다"며, "실제로 내원 환자의 상당수가 단순 비만이 아닌 복합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차성 비만 의심 신호 3가지
내가 게을러서 살이 찐 것인지, 병 때문인지 구분하는 가장 흔한 징후는 '체중 증가의 속도'와 '체형 변화'다. 다음 3가지 증상에 해당한다면 무작정 운동 강도를 높이기보다 원인 질환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① 단기간(6개월 내) 5kg 이상의 급격한 증량
특별히 식사량이 늘거나 활동량이 줄지 않았음에도 1~2개월 사이 체중이 제어 불능 상태로 늘어난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이상욱 원장은 "6개월 내 5kg 이상의 과도한 체중 증가가 있다면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남성 갱년기는 여성과 달리 뚜렷한 생리 변화가 없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유 없는 급격한 증량 자체를 중요한 지표로 삼아야 한다.

② 기형적인 체형 변화와 전신 증상의 동반
전신에 골고루 살이 붙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위만 도드라지는 현상이다. 유독 배에만 지방이 축적되거나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체형 변화, 얼굴 부종, 탈모 등이 대표적이다. 이 원장은 "살이 찌면서 이전보다 추위를 심하게 타거나 생리 불순, 피부가 거칠어지는 등의 신체 변화가 동반된다면 호르몬 이상을 강력히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③ 처방 약물 복용 이후 시작된 비정상적 증량
최근 처방받은 약물이 비만의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제나 우울증 치료제, 일부 당뇨 약 등은 대사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원장은 "약물로 인한 체중 증가가 의심되더라도 건강상 중요한 이유로 처방된 약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임의로 중단하기보다 반드시 처방의와 상담하여 약물을 변경하거나 비만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억울한 살의 진짜 주범, 호르몬 불균형이 초래한 '가짜 배고픔'
이러한 위험 신호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지점은 결국 '호르몬 체계의 교란'이다. 특히 우리 몸의 컨트롤 타워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중년기에는 급격히 늘어나는 체중을 단순한 '나잇살'로 치부하고 방치하기 쉬워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쉬운 갱년기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반드시 구분해야 할 대상이다. 갱년기는 성호르몬 변화로 인해 주로 복부에 지방이 집중되고 안면홍조와 열감을 동반하지만, 갑상선 질환은 전신 부종과 함께 오히려 심한 추위를 타는 특징이 있다. 이상욱 원장은 "갱년기는 감정 기복과 불면이 흔한 반면, 갑상선 질환은 무기력증과 인지 기능 저하가 두드러진다"며 증상만으로 자가 진단하기보다 혈액 검사를 통한 정확한 호르몬 수치 확인을 강조했다.

질환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와 불면 역시 호르몬 체계를 무너뜨려 '이차성 비만'을 유발하는 보이지 않는 주범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코티졸(스트레스 대응 호르몬) 수치를 높여 지방 축적을 촉진하며, 수면이 부족해지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과 공복감을 일으키는 그렐린의 균형이 완전히 깨진다. 이는 의지력이 약해서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 교란으로 인해 뇌가 '가짜 배고픔'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다. 결국 잘못된 생활습관이 호르몬 수치를 변화시켰다면, 이를 단순히 식단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호르몬 밸런스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질환 치료는 '준비 운동', 진짜 지방 연소는 '대사 복구' 이후부터
이차성 비만 환자가 원인 질환을 방치한 채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를 시도하면 신체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한다. 특히 대사율이 낮은 상태에서 영양 공급마저 끊기면 몸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기초대사량을 극단적으로 더 떨어뜨리고,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한다. 이상욱 원장은 "원인 질환을 치료해 호르몬 수치가 정상화되면 몸에 쌓였던 부종(몸이 붓는 현상)이 빠지며 초기 2~5kg 정도 감량이 나타나지만, 이것이 곧 축적된 체지방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결국 질환 치료의 핵심은 살을 빼주는 것이 아니라, 살이 빠질 수 있는 '정상적인 대사 환경'을 복구하는 데 있다. 호르몬 체계가 안정되어 내 몸이 비로소 다이어트 효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 상태'가 되었다면, 그때부터가 진짜 승부처다. 이 원장은 "대사 시스템이 정상화된 시점에서 체계적인 식단 교정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만 뇌가 '정상'으로 인지하고 있는 높은 체중 설정값을 낮추고, 늘어난 체지방을 실질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